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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시민사회

"교과목 부실화 전주곡"

류태호 고려대 교수

류태호 고려대 교수

교육부의 ‘체육·예술 교육 내실화 방안’이 발표되자 해당 교수와 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신속 대응하고 있다. 고려대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체육·음악·미술교육정상화공동대책위원회의 체육분과 위원장인 류태호 교수에게 이번 사안에 대해 물었다.

-교육부의 ‘체육·예술교육 내실화 방안’을 보면 앞으로 5년 동안 1천억원을 투자한다는데.
▲교육부가 내놓는 당근과 채찍 전략이다. 이는 지난해 교육부장관 보좌관과 청와대 담당 행정관 비공식 면담 때에도 체육·음악·미술 내신제외 대신 수업시수 확대라는 빅딜을 제안하며 내세운 당근과 채찍 전략과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교육정책을 대하는 교육부의 자세가 이러하다.
 
-교육부가 한국교육개발원에 의뢰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서열화 완화해도 수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질문 자체가 정해진 결과를 이끌어낼 의도로 작성되었다. 어느 학생들이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지 않겠다고 대답하겠는가.

-이번 사안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적해야 될 지점은.
▲먼저 절차상의 문제를 들 수 있다. 교과 전문가나 교사들의 참여가 배제된 상태에서 과연 얼마나 발전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었겠나. 교육부 차관은 교과에 있는 사람들이 참가하면 객관성이 떨어진다는데 각 교과의 본질을 가장 잘 알고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실현해내는 사람들이 바로 교사들 아닌가. 또 한 가지는 공통기본교과는 똑같이 평가해야지 체육·음악·미술만 따로 평가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다. 예체능계를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이기도 하다. 예체능계열 학생들이 전체의 15% 정도 되는데 그 아이들이 잘하는 과목들에 대해선 왜 평가절하 받아야 하나.

-교육부안대로 평가방식이 바뀌게 되면 어떻게 되리라 보는가.
▲현재 중학교 3학년 2학기는 내신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래서 선생님들이 좋은 학습목표를 가지고 수행평가를 진행해도 아이들은 숙제를 하나도 해오지 않는다. 내신에 안 들어간다고 하면 아이들은 안 한다. 입시교육 체제에선 그럴 수밖에 없다. 입시 중심의 경쟁과 서열화가 더 강해질 것이다. 또한 이러 인해 교과목의 부실화가 일어날 것이고 체육·음악·미술 교과의 부실화는 전체 교과목의 부실화로 이어질 것이다. 그래서 다른 교과목 선생님들과도 연대해서 투쟁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미 많은 다른 교과목 선생님들이 연대의 뜻을 밝혔다.

-평가방식의 부실이 교과목의 부실로 이어진다는 논리의 근거는.
▲한국의 교육은 입시에 반영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모든 논리를 뛰어넘는다. 현재 현실에서 평가방식이 부실한 부분들은 수업의 부실화로 이어져왔다. 장기적으로 볼 때 2014년 쯤에는 모든 학교가 주5일제가 된다. 그 때 교과목 관련해서 구조조정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교육부안대로 평가방식이 바뀌면 음악, 체육 교과들이 부실해져 있으니 그 과목에 대한 실효성에 문제제기를 할 테고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예체능계를 구조조정 하겠다는 일련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교육부안에 찬성하는 일부 학부모들의 입장에 대해서는.
▲학부모님들이 오해하는 측면이 있다. 평가라는 것은 무조건 결과를 보고 잘하고 못하고를 나누는 것이 아니다. 교사가 진행한 수업내용을 아이들이 얼마나, 어떻게 받아들였는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기존의 평가방식이 갖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연구를 통해 대안을 내놓지 못한 우리들 스스로도 반성하는 바이다. 앞으로 평가의 다양한 방법들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근본적인 예체능계 교육의 내실화일 것이다.

전상희 기자

 

제8호 4면 2007년 6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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