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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환경

'원자력시설=위험시설' 법제화 쟁점

자연방사선 관리 부재... 방호법 제정 시급

 

KINS 주관, 2차 원자력안전 포럼서 제기
재앙담론적 방법으로 원전 안전 패러다임 전환 “절실”


【대전】지구온난화 가속화에 따른 에너지 체계의 변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핵융합 발전 등 4세대 원자력에너지 의존도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따른 원자력 안전규제 강화를 위해서는 현행 원자력법을 4세대 원자력에너지에 적용가능토록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원자력 에너지의 강화에 따른 안전패러다임을 현행 공학적 · 확률론적 관점에서 재앙담론적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강조됐다.

남효선

원자력 에너지의 강화에 따른 안전패러다임을 현행 공학적 · 확률론적 관점에서 재앙담론적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도 강조됐다.


이와함께 원전 안전의 국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원전을 위험시설물로 법제화’하는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지난 11일 대전시 소재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서 있은 ‘제2회 원자력안전 포럼’ 자리에서이다.

이날 원전안전포럼은 ‘미래의 원자력안전과 도전과제’라는 주제로 4시간 여에 걸쳐 진행됐다. 포럼은 원자력학계, 규제기관, 한수원, 언론, 지역주민 등 각계에서 참석했으며 발제 토론형식으로 진행됐다.

KINS 김호기 정책기준부장은 ‘원자력안전 비전 2030과 규제기관의 역할’이라는 발제를 통해 “향후 국내 원자력산업은 한국 표준형원자로와 혁신형 원자로 개발이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원전 안전정책도 글로벌 수요자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변환되어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김호기 부장은 “ 이른바 핵융합발전 등 제4세대 원전에 대한 안전규제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현행 경수로 대상의 원자력법령을 전면 개정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장기적으로는 노형중립 규제체제 확립과 함께 핵융합발전 시설의 설계단계부터 안전규제기관이 참여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장은 “경수로 대상의 현행 원자력법령은 핵융합로나 가스,금속원자로 등에는 적용이 불가능하다”며 “시행령을 비롯 시행규칙, 고시등은 전면 개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4세대 원전의 안전성은 사회적 수용성을 확보하는데 있다”며 “사전안전성 검토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남효선


이어 김 부장은 독일 사회학자인 소프스키의 재앙담론을 예시로 들며 “미래의 안전 패러다임은 이데올로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해일, 홍수, 테러 등과 같이 원자력시설도 지구적 공공재란 관점에서 재앙담론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울진원전민간감시기구 남도형(49)위원은 “김호기 부장의 재앙담론적 접근론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한 뒤 “이같은 재앙담론적 안전 패러다임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시설이 위험시설물임’을 법제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남 위원은 “실제 원자력학계나 산업계에서는 원자력시설이 비교적 안전한 시설이라고 주장해왔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년 간 수십 회 이상 발생하는 각종 원전 사고·고장 발생 때마다 지역주민들이나 국민들은 원전안전에 대한 신뢰를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위원은 이어 “‘원자력시설이 안전하다’는 현재의 명제 아래에서는 각종 사고 고장과 관련한 지역주민들의 충격은 오히려 커질 것”이라고도 말했다. 원전시설을 위험시설로 규정했을 때 오히려 대 국민 원전 안정성 신뢰도는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KINS 박윤원안전정책 담당은 “실제 원자력시설이 안전치 못한 시설이기 때문에 국가가 안전규제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해 KINS 등 규제기관은 사실상 원전시설을 위험시설로 인정해 규제에 나서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 KINS의 최광식 박사도 “사실상 원전은 위험시설”이라고 말한 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공표했을 때 상당한 혼란이 올 것”이라며 곤혹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포럼에서는 특이 자연방사선 피폭에 대한 안전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었다.

한양대 이재기 교수(원자력공학)는 “원전시설물이나 비파괴검사 이외의 특이 자연방사선 피폭 등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며 “라돈피폭, X선, 항공승무원, NORM 원료물질 이용 생산 종사자, 온열매트 상품이용자 등은 유의미한 피폭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나 사실상 이에 대한 안전규제책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이재기 교수는 “최근 생활주변방사선관리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으나 이는 기형적 접근에 불과하다”며 “포괄적인 방사선방호법(가칭) 제정과 함께 이를 관리하는 방호청 설립이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 현행 방사선 방재대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극동지역이 원자로 밀집지역화 하고 방사능 테러 등 방사능 재해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며 “ 현행 과기부장관 중심의 방사선 재해대책 체계를 지자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원전지역 방재센터 운영체계 대폭 개선 주장도 내놓았다.

한편 중앙일보 박방주 과학전문기자는 ‘미디어와 일반인이 기대하는 미래의 원자력 안전’이라는 주제발표 통해 “미디어나 일반인들은 원전 시설이 비교적 안전함에도 실제로는 체르노빌 사고와 같이 최악의 상황을 가상한다”며 “원자력발전소의 명칭을 바꾸는 등 심리· 정서적 안전인식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말해 참석한 원전지역 주민들로부터 심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남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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