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풀뿌리

"풀뿌리 'NGO파워' 기대하세요"

피스&그린보트에서 만난 사람들[1]-‘임길진 NGO스쿨’

 

“지역사회 NGO역량 강화 모델 만들자”
대안사회 리더십 강화 초석 마련
시민운동의 미래 좌표 모색 집중

한국과 일본 600여 명의 시민이 승선해 지난달 14일 부터 28일까지 함께 한 2007 피스&그린보트에는 지역에서 단단히 뿌리 내리고 한국 시민운동의 근간을 이루는 이들도 함께했다. 지역시민단체 실무책임자들로 구성된 2기 ‘임길진 NGO스쿨’ 멤버들이다. <시민사회신문>은 오오츠크해 위에서 이들을 만나 임길진 NGO 스쿨에 대한 소개와 시민운동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임길진 NGO 스쿨에 대해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관심이 많다. 소개를 부탁한다.

최순옥 열린사회시민연합은평시민회 상임대표

▲최순옥 대표=시민단체 활동가들을 교육시키고, 재충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작년 3월 출범, 5월에 제1기 시민사회리더십 과정을 시작했으며 올해 3월부터 2기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은 시민사회 활동가 양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던 고 임길진 박사(전 환경연합 공동대표)의 유지를 이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의 전문성을 높이고 세계적 시각을 갖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교육 프로그램이다. 임 박사 사후 이분의 뜻을 기려 유족들이 낸 종자돈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으며,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의 참여로 진행되고 있다.

▲정도영 간사=프로그램은 약 3개월간 진행된다. 현재는 시민단체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실무책임자들을 대상으로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향후엔 신입 활동가부터 운동의 중추가 되는 중견 활동가, 단체 책임자와 리더, 더 나아가 시민운동을 꿈꾸는 예비 활동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층위의 교육수요를 파악하여 맞춤 교육을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육 내용과 방법에 대해 설명해 달라.
▲문창식 위원장=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하고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중요 목적이다. 강의는 3개월 과정으로 매주 1회 1강좌를 진행하고 있으며 2차례 워크숍(총 20강의)과 해외연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회·문화·경제·환경·조직운영의 다섯 분야의 전문가를 강사로 초빙하여 토론 중심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은아 대전환경연합 국장

▲고은아 국장=과정 자체가 리더십에 초점이 맞춰져있으며 이와 관련된 교육이 많이 이뤄졌다. 예를 들어 ‘상상력 경영’, ‘미래사회와 뉴 리더십’, ‘리더십과 코칭’, ‘디지털시대의 리더십과 마음의 지도’ 등인데 대부분 미래사회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 미래사회가 원하는 리더십은 어떻게 가야하나 등이었다.

▲문창식 위원장=건축가, 기업인, 문화예술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는데 지역에 있는 활동가들의 경우 이런 분들을 만나 교육받을 기회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강사가 주는 메리트가 있다. 시민운동을 오래 하다 보면 자기 운동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만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음으로써 중견활동가로서 조직에 적용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지역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지역에서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


-교육내용이 시민운동에 어떻게 접목되는가?
▲강윤정 국장=그동안 시민사회를 키워내기 위한 교육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 프로그램 멤버들이 대부분 각 단체의 실무책임자이기 때문에 평소 어떻게 단체를 이끌고, 관계를 풀어내고, 비전을 만들어갈 것인가라는 고민이 있었다. 교육을 통해 이런 고민을 같이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김경민 안산경실련 사무국장

▲김경민 국장=졸업여행을 겸해 피스·그린보트를 타게 됐는데 여기에서도 다양한 강의에 참여하고 있다. 평화, 환경, 역사 문제 등에 관한 강연회는 물론 한근태 교수님의 ‘NGO경영에 관한 컨설팅’ 강의도 있었다. 일반 경영과 NGO 조직운영이 완전히 같을 수는 없지만, 조직 진단의 필요성, 고객에 대한 정의, 시민단체가 존재하는 근거지에 대한 분석 등에 공감하고 이것을 단체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생각해보는 자리였다.

▲문창식 위원장=사회의 변화에 따라 시민운동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강의를 통해 시민운동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영감을 얻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지역재단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렇게 시민운동의 새로운 영역을 개발하고 확장하는 고민에 나같은 선배 활동가들이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최순옥 대표=리더십과정을 통해 우리(사회)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생겨났다. 무엇을 위해 현재가 존재하는지 미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시민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만들고자 하는 모습을 총체적으로 그려보게 되었다.

정도영 민예총 간사

-시민운동 위기라는 말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울러 운동의 과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최순옥 대표=풀뿌리단체들이 느끼는 시민운동의 위기는 온도차이가 있다. 이른바 메이저단체들이
언론노출이나 사회적 영향력, 의제선점 기능 등의 예를 들며 시민운동 위기를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시민운동 위기를 이야기 하면서 지역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하는데 풀뿌리단체들은 생각이 조금 다르다. 풀뿌리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중앙의 의제와 관계없이 지역에서 주민들과 함께 자체적으로 움직여왔으며, 일부 지역의 경우 오히려 단체 회원과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시민운동을 하나로 묶어서 보지 말아야 한다. 풀뿌리 운동도 마찬가지다. 경우에 따라 비슷한 성격의 단체의 통합과 비대해진 단체의 분할도 검토해 봐야 한다.

강윤정 천안KYC사무국장

▲강윤정 국장=풀뿌리 단체의 경우 인재부족이 특히 심각하다. 젊은 활동가들을 잘 키우고 전문적인 관점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시민운동이 새로운 흐름으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위기로 볼 수 있으나 지역운동은 그동안 시민과 직접 만나왔다. 풀뿌리운동에 대한 과도한 관심을 보이면서 그동안 밑바닥에서부터 조용히 진행됐던 움직임들이 성과가 없었던 듯 호도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현재 시민운동을 총체적 위기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할 때인 것만은 분명하다.

▲고은아 국장=시민단체들의 공통적인 숙제는 회원이 지속적으로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시민과 만나는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한다. 시민들을 운동의 주체로 끌어 들이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큰 한계이며 이걸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해결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김경민 국장=지역사회의 과제는 궁극적으로 시민과 가치를 공유하면서 민주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의 경우 시민단체와 기존 기득권 세력간 관계가 적대적일 때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계가 개선되고 있으며 민주사회교육이나 지역발전 등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지역에서는 이런 관계 개선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시민사회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문창식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전 운영위원장

▲문창식 위원장=위기극복보다 지역사회에서 NGO역량을 강화하는데 더 관심이 있다. 재정문제와 회원 확대가 가장 큰 과제인데, 서울의 경우 기업사회공헌도 활발하고 후원자도 많아 재단 운영이 가능하지만 지역은 자원이 굉장히 적다. 풀뿌리 희망재단 등의 모델을 다른 지역에서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운동의 전망은.
▲김경민 국장=시민사회가 전반적으로 풀뿌리 시민운동에 많이 주목하고 있으며, 여기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늘어나면서 풀뿌리 운동도 활기를 띄고 있다. 이 부분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본다.

▲최순옥 대표=풀뿌리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지만 단체간 네트워크는 부족한 편이다. 다양한 사례를 발굴해 모델로 만들고, 풀뿌리 단체간 네트워크를 활성화시켜 시너지효과를 만들어야 한다. 풀뿌리가 시민운동의 대안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이것을 조직화 하고 알려나가는 데 언론의 역할도 필요하다. 


<사진제공=오마이뉴스 강인규 기자>

송성수 본지 기획실장

 

제16호 7면 2007년 8월 20일자

 

사업자 정보 표시
시민사회신문 | 설동본 | (121-865) 서울 마포구 연남동 240-6 504호 | 사업자 등록번호 : 105-20-38740 | TEL : 02-3143-4161 | Mail : ingopress@ingopress.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서울아02638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